스리랑카엔 한국어를 배워서 한국에 돈 벌러 가는 게 꿈인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외국인 노동자, 특히 얼굴색이 검은 동남아시아 사람들에게 적개심을 가지고 하대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떠올리자
나는 마음 한켠이 아파왔다.
여행중 내게 한국은 어때? 화려하고 멋진 부자나라이지? 하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나는 어떤 답을 해야 할 지 몰라
길거리에 겁나 멋있는 공작이랑 몽구스랑 워터모니터도마뱀이 그냥 막 걸어다니고... 허 참 나
카레랑 사모사 맛있고 서핑 맨날 할 수 있고 기차 타고 산에도 강에도 바다도 갈 수 있는 너네 나라가
한국보다 더 멋져서 난 오히려 너네 나라에서 살고 싶다고 오바를 섞어 말하곤 했었다
순박하고 따스한 마음을 가진 스리랑카 사람들이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에 와서
각박한 인심과 도시생활에 괜한 상처를 받고 한국을 미워하게 될까봐 마음이 아팠다.
그들에게 꼭 한국사람들이 냉정하고 차가운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란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나는 여행 내내 스리랑카 사람들과 즐겁게 어울리고 장난치고 말을 붙이려고 노력했던것 같다
잘 사는 나라, 못 사는 나라
일반인에겐 실제로 와닿지도 않는 수치로 국제기구에서 정한 부국과 빈국
한 나라 사람의 문화, 역사, 가치관, 심성과 인성... 헤아리기 어려운 총체적이고 복합적인 가치들을
경제력 이라는 단일지표로 한 통속으로 묶어 판단 해버린다는 것은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선진국의 옷을 입었다고 해서 교양있고 부유하고 멋지고 행복한 것일까
후진국 여권을 가졌다고 해서 못배우고 가난하고 야만스러운 잠재적 범죄자인 것일까
몰랑 ㅋㅋ 책 안읽으니까 멋지게 표현을 못하겠는뎅
난 기차 안에서 내내 줄담배를 피우고, 전세 낸 것처럼 맥주마시고 난동부리는 서양인들보다
조용하고 수줍고 마음 따뜻한 이곳 사람들이 좋은걸